2023. 8. 3. 16:55ㆍ여행
소음과 사람이 많은 도시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바람 풀 파도 소리가 가득한 자연 한가운데에서 쉬고 싶었다.
조용히 걷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제주도 해변길 같은...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고 싶었다.
아니면 오로지 하나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독서나 운동, 등산처럼...
새로운 것을 알고 싶었다. 아니면 알던 것을 더 깊게 알고 싶었다.
그렇게 여행이 시작되었다.
여행은 일정은
1일 차
부산역, S-TRAIN, 벌교역, 태백산맥 문학거리, 보성여관, 벌교금융조합, 득량역, 강골마을 ( 이진래 고택, 열화정 )
2일 차
낙안읍성, 홍교, 벌교역, S-TRAIN, 부산역
빡빡하지 않게 일정을 계획했다.
S-TRAIN 남도해양관광열차를 처음 타봤다.
내부 칸의 넓이는 새마을 같았지만 자전거 거치대, 가족칸, 다례실 등의 다른 느낌의 열차였다.
부산에서 벌교를 가는 방법은
1. 무궁화
2. S-TRAIN
3. 고속버스
4. 자가용
이 있는데 자가용 제외 S-TRAIN이 가장 빠르다. 대신 가격이 무궁화 대비 약 5천 원 비싸다.
그리고 S-TRAIN은 토, 일요일만 운행이 되고 하루 1대만 있다.
그렇지만 확실한 장점은 사람이 적다. 아마 그 5천 원 차이 때문이 아닐까?
조용한 여행을 원한다면 S-TRAIN 추천한다.
벌교역은 오래된 역이란 느낌을 받는다.
8월 중순에 간 여행이기 때문에 무척 더웠다.
모든 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 두었지만 그래도 역 내부는 더웠다.
오래된 역에서 아쉬운 점은 물품보관함이 없다는 점이다.
뚜벅이 여행을 하며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물품보관함이다.
벌교역에는 물품보관함이 없다는 점이 너무 아쉬웠다.
그렇지만 보성여관에 있어 이용하였다.
태백산맥 문학거리는 아주 오래전 할머니 집에 가는 느낌을 받았다.
낮은 건물 오래된 건축양식 등을 통해 추억을 회상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문학거리인지 모르겠다.
너무 아쉬웠다. 오래된 시골길과 발전이 안된 도시 그 중간 어디쯤이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상점 및 음식점들이 문을 닫은 지 오래돼 보였고 관리가 안 되어 보였다.
어서 회복되고 다시 잘 보전되길 기원한다.
보성여관은 벌교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공간이다.
벌교가 옛날엔 보성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부근이 일제강점기 때 돈이 모이던 장소라고 한다.
근처에 은행이 있으며 사람이 많이 모여 여관이 있는 것이라고 한다.
건물은 일본양식이라 다다미가 있으며
여관이라 지금도 숙박을 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시설이 오래되어 불편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매진되어 경험하지 못했다.
내가 아는 부분에서 이야기한다면
기와, 방과 방의 여닫이 문을 통한 연결, 마당 중간에 화단, 2층구조 이런 것들이 일본양식의 대표적인 구성이다.
벌교금융조합은 은행이었다고 한다.
100년이 된 건물이라 역사가 깊고 은행이라 금고, 데스크 등이 있다.
지금은 태백산맥을 필사하는 공간으로 이용된다.
내부가 시원하고 화장실이 깨끗하다.
여행을 하다가 더워서 땀 식히고 생각에 빠져들며 천천히 보기 좋았다.
이후 득량역에 도착했다.
벌교 가볼 만한 곳으로 근처 이래진고택과 열화정에 가기 위해서이다.
득량역에서 강골마을 (이진래 고택, 열화정) 가는 방법
강골마을까지 걷기는 힘들다.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고정금액이었는데 정확한 금액이 생각나지 않는다.
다 보고 오는 길은 걸어서 왔는데 생각보다 멀었지만 걷기 좋았다.
왕복을 걷는 건 비추 편도만 걷길 추천한다.
이진래 고택에 도착했다.
부잣집 집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2 중담과 높은 담벼락, 지붕 너무 멋지다.
넓은 마당과 곧은 기둥, 각 잡힌 지붕 너무 인상 깊었다.
특히 뒤에 높은 나무로 이루어진 배경은 너무 아름답다.
넓은 마당은 곧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큰 행사도 가능하다는 뜻이라 생각한다.
즉 부를 상징.
더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사람이 있는 거 같아 실례된다 생각했다.
아름다운 한옥이었다.
여름이었지만 탁 트여서 시원해 보였고, 아늑해 보였다.
다음은 열화정이다.
여기는 옷소매 붉은 끝동 촬영지다.
드라마는 안 봤지만 엄청 기대했다. 너무 기대했을까? 실망이다.
우선 공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기가 너무너무너무 많았다.
모기가 맞나? 엄청 작은 날파리 같은 모기들이 셀 수 없었다.
옆에 우물에서 서식했나 보다.
제대로 된 관람이 힘들었다.
빨리 보고 도망치듯 나왔다.
건물은 아름다웠지만 정신없었다.
2일 차 낙안읍성에 도착했다.
낙안읍성은 순천이지만 벌교에서 매우 가깝다. 어쩌면 순천보다 더 가까운 거 같다.
벌교세무서에서 버스를 타고 약 30분 거리다.
중간에 타는 사람도 내리는 사람도 없어서 주말인데도 엄청 빨리 갔다.
도착하자마자 밥을 먹고 관광을 했다.
이때까지 가본 여행지 중 최고였다.
낙안읍성 중간 큰길이 있는데 양쪽으로 성향이 다르다.
한쪽은 위 사진처럼 전통마을의 형태를 보여주며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리고 민박도 하고 있다.
반면 반대쪽은 사또집이나 행정기간이라 기와로 된 건물이 대부분이다.
외국 사신들이 지내는 집이나 박물관들이 있다.
팁을 주면 우선 성벽을 한 바퀴 돌고 마을을 구석구석 본 다음 반대쪽 행정기관을 보는 걸 추천한다.
행정기관에서는 앉아서 쉴 수 있고 화장실도 잘 되어있다.
마을 쪽은 체력이 있을 때 천천히 걸으며 보면 여러 가지 모습을 볼 수 있다.
빨래하는 모습, 물레방아, 물고기잡이, 민박 등등
8월 중순에 걸었다.
그런데 걸을만했다. 놀라운 건 사람이 많다.
아마 봄가을에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을 거 같다.
가장 인상 깊은 건 성벽을 걷다 보면 포토존이 있는데 근처 풀숲에서 에어컨보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너무 좋았다.
스님들이 돌로 만든 다리다.
다른 돌담과 차별점은 반원이 3개라는 점이다.
이런 무지개형태를 가진 돌다리가 홍교이다.
물이 빠졌을 때 내려갈 수 있으니 시기에 맞게 감상하면 좋다.
이걸 진짜 사람이 만들었나 감탄하게 된다.
벌교는 태백산맥으로 먹고 산다고 생각된다.
바르셀로나에 가우디가 있다면 벌교는 조정래가 있다.
이번에 가본 곳 제외하고 태백산맥에 나오는 건물들이 있는데 시간이 없어 못 갔다.
벌교가 꼬막이 유명한 이유도 태백산맥에 나왔기 때문이라는 알쓸신잡 황교익 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문학거리뿐만 아니라 여러 곳곳에서 태백산맥을 느낄 수 있다.
보성여관에는 실제로 조정래 작가가 소설을 쓰던 방이 보존되어 있다.
집에 가는 열차를 탔다.
여유로운 여행을 원했는데 딱 좋았다.
버스를 기다리고 보성여관에서 차 한잔하고 낙안읍성에서 걷고 기차에서 책 보며 여행을 즐겼다.
일제강점기의 흔적도 볼 수 있었으며 코로나로 인한 피해도 보였다.
꼬막이 철이 아닌 여름이라 맛조개도 많이 먹고 꼬막 또한 먹었는데 모두 맛있었고, 부산에 비해 양도 많고 저렴했다.
벌교를 다녀오고 전라도의 매력에 빠졌다.
음식과 여유와 공기와 분위기가 부산과 너무 달랐다.
대중교통으로 여행을 할 때 불편함도 있지만 경험해 볼 만했다.
마치 배낭여행같은 느낌이었다.
높은 건물이 없다는 건 도시가 너무 아름답게 느끼게 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한옥과 일본식 가옥들이 섞여 있어 분위기가 좋았지만, 도시 전체에 젊은 사람들이 없어 안타까웠다.
도시 전체가 마치 문화재인 듯한 느낌을 받았으며 점점 사라져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여행이었고, 8월 중순 더운 여름이었지만 충분히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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